마운자로를 시작하게 된 이유
마운자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요즘 다이어트 쪽에서 많이 언급되는 주사제다.
하지만 나는 이걸 단순히 살 좀 빼보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다. 필자 스펙부터 말하자면 키 178에 체중 94kg. 숫자만 보면 아주 돼지까지는 아니지만, 문제는 체형이다.
헬스는 꾸준히 하는 편인데 술을 워낙 자주 마시다 보니 전형적인 배불뚝이 스타일이 되어 있었다.
운동으로 커버되는 몸이 아니라, 운동 위에 술이 덮여 있는 상태였다. 체중계 숫자보다 거울 속 모습이 더 신경 쓰였고, 옷을 입었을 때 허리 쪽이 먼저 불편해지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겉으로 보기엔 “운동 좀 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스스로 느끼기엔 이미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였다.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 그리고 결정
계기는 병원이었다. 브라질에서 생활하면서 3개월에 한 번씩 종합검사를 받는 의사가 있는데, 이번 검사에서 당뇨 초기 증상 얘기가 나왔고 자는 동안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것 같다는 지적도 받았다.
단순한 다이어트 권유가 아니라, 지금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까웠다.
특히 수치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설명해주는데, “아직은 괜찮다”가 아니라 “지금이 마지막으로 손볼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말이 더 크게 와 닿았다.
그 순간에는 체중 감량보다도, 이 상태를 방치했을 때의 미래가 먼저 떠올랐다.
그 과정에서 의사가 추천한 게 마운자로였다. 살을 빼라는 목적도 있었지만, 본질은 체중 감량을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다시 관리하자는 쪽이었다.
당장 몇 킬로를 빼는 것보다, 식사량과 식습관 자체를 한 번 끊어내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가까웠다.
‘혼자 맞는 약’이 아니라는 점
중요한 건 이 약을 어디서 듣고 혼자 맞기 시작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원래 다니던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시작했다. 검사 결과를 놓고 설명을 듣고, 부작용과 한계까지 전부 들은 다음에 결정했다.
특히 “이 약은 의지가 약한 사람한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한 번 더 고민했다. 의사가 처음부터 “이건 편하게 살 빼는 약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오히려 신뢰가 갔다.
그 말이, 이 약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처럼 느껴졌다. 맞는 행위보다, 그 이후의 생활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브라질에서의 현실적인 비용
가격은 솔직히 부담된다. 브라질 기준으로 정식 루트로 가면 한 달에 약 1800헤알 정도가 든다.
그냥 기분 전환용 소비가 아니라, 매달 고정비처럼 빠져나가는 돈이다. 그래서 시작 전에 이 금액이 계속 감당 가능한지도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요즘 블랙 마켓에서 한 달치 600헤알에 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많지만, 몸에 넣는 약으로 모험하고 싶지는 않았다. 특히 장기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약인 만큼,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은 아예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건 각자 판단의 영역이지만, 나는 정식 처방을 선택했다.
5mg 복용 한 달 차, 숫자보다 먼저 온 변화
현재 나는 5mg 용량을 한 달째 복용 중이고, 체중은 약 5kg 정도 감소했다.
숫자만 보면 꽤 빠르게 빠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주사는 복부에 놓는데, 맞을 때 느낌은 살짝 따끔한 정도다.
처음엔 괜히 긴장했는데, 몇 번 맞아보니 특별할 건 없다. 다만 이 약의 특이한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체감이 변한다는 거다.
보통 6일차쯤 되면 배고픔이 다시 조금씩 몰려온다. 그 전까지는 “안 먹어도 되네?” 싶다가, 그 시점부터 슬슬 먹고 싶은 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게 단순히 배가 고픈 느낌이라기보다는, 예전에 습관처럼 먹던 음식들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느낌에 가깝다.
이 타이밍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한 주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운동을 안 하면 생기는 문제
운동 쪽 변화는 더 확실하다. 헬스를 할 때 원래 데드리프트는 몸풀기로 60kg, 본세트는 120kg 정도까지 갔는데, 요즘은 이 약을 복용하면서 80kg만 들어도 버겁다.
처음엔 컨디션 탓인가 싶었는데, 몇 번 반복되니 확신이 들었다. 이게 단순한 기분 문제는 아니다. 배고픔이 줄다 보니 단백질 섭취가 자연스럽게 줄고, 그게 그대로 힘 저하로 이어진다.
근육이 빠지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더 확실해졌다. 운동을 안 하면 이 약은 독이 될 수 있다. 체중은 빠질지 몰라도, 몸의 질은 분명히 나빠진다. 이건 겉으로 보이는 숫자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다.
음식과 술에 대한 몸의 반응
음식 반응도 분명하다. 가벼운 음식은 잘 들어가고, 하루 컨디션 자체는 확실히 가볍다. 몸이 전체적으로 붓는 느낌이 줄어든다. 대신 조금만 기름진 걸 먹으면 바로 몸에서 신호가 온다.
단순히 속이 불편한 수준이 아니라, “왜 이걸 먹었지?”라는 후회가 바로 따라온다. 자연스럽게 음식 선택이 보수적으로 바뀐다.
술은 의외로 맥주나 소주 모두 큰 차이는 없었지만, 예전처럼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은 덜하다.
대신 물 섭취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별 생각 없이도 물을 계속 찾게 된다. 이 변화는 은근하지만, 생활 전반에 꽤 영향을 준다.
체중보다 먼저 바뀐 것들
재밌는 건 체중이 5kg 빠졌는데도 주변 반응은 미묘하다는 점이다. 워낙 얼굴이 부어 있던 편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거의 못 알아본다. 말 그대로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준이다.
대신 “살 빠졌네”보다는 “요즘 좀 덜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더 듣는다.
삶의 질은 확실히 조금 나아진 느낌이다. 몸이 가벼워진 것도 있지만, 생활 패턴이 정돈되는 느낌이 더 크다. 이게 약빨이라기보다는, 의식적으로 술자리를 피하게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약값이 아깝다. 돈이 들어가니까 행동이 바뀐다. 이 단순한 구조가 생각보다 강력하다.
이 약을 추천할 수 없는 사람
그래서 이 약을 맞으면서 확실히 느낀 게 있다. 의지박약인 사람이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 약이 모든 걸 대신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중간에 포기하면 반동이 크게 온다.
요요 심하게 온 사람을 실제로 한두 명 본 게 아니다.
나 역시 의지가 강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걸 가장 잘 아는 의사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짧게 치고 빠질 생각 말고, 최소 6개월은 마운자로를 유지하면서 생활 자체를 바꾸자.” 이 말은 약을 오래 맞으라는 의미라기보다는, 그 정도 시간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처럼 들렸다.
정리하며
결론적으로 마운자로는 누구에게나 맞는 해답은 아니다.
아무 검사 없이, 남들이 맞는다고 따라 하는 건 정말 위험하다. 하지만 이미 몸에서 경고를 보내고 있고, 의사와 상의한 상태에서 운동과 식습관을 함께 바꿀 각오가 있다면 하나의 선택지는 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지금, 예전처럼 “운동했으니까 술 좀 마셔도 괜찮겠지”라는 자기합리화는 하지 않게 됐다.
이 약이 바꿔준 건 체중보다도, 그 생각 방식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