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35살, 결혼? 연애? 현실은 그냥 웃음만 나온다

요약

브라질에 27년 넘게 살면서 35살이 된 지금 (90년생), 결혼을 못한 건지 안 한 건지 헷갈릴 정도로 연애 시장이 좁아졌다.

교민 수는 줄고 선택지는 사라지고, 세대 차이는 벌어지고, 국적·문화적 장벽까지 겹치며 현실적으로 만남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을 솔직하게 풀어낸 글이다.


본문

솔직히 말해, 지금 내가 35살이 될 때까지 결혼을 못한 건지, 혹은 그냥 안 한 건지조차 분간이 잘 안 된다.

브라질이라는 해외 환경에서 살아온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식 연애나 결혼 문화와는 조금 멀어졌고, 그러다 보니 이성을 만나는 방식도 점점 더 애매해졌다.

마음먹으면 누굴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현실로 들어가면 그게 또 쉬운 일이 아니다.


내 또래 솔로? 현실적으로 ‘레어템’이다

이게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또래의 한국인 이성이 ‘솔로’라면 솔직히 말해 어딘가 사연이 있거나, 이혼 경험이 있거나, 혹은 교민 사회 특유의 좁은 인맥 구조 때문에 이미 다 아는 사람들의 아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물론 이혼이나 사연이 있다는게 잘못되었다는것이 아니다. 옛날 어른들 (부모님) 시선이 좋을리가 없어서 그렇다는거다.

브라질 교민 사회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누굴 한 번 만나면 바로 “아 거기 누구 딸”, “걔 예전에 누구랑 사귀었다더라”, “걔 누구랑 일했다더라” 이런 얘기가 줄줄 나온다. 그래서 새로운 만남이란 게 거의 ‘미션급’ 난이도다.


거기에다 이 좁은 공동체 안에서는 작은 소문 하나도 몇 시간 만에 모든 사람들 귀에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다가가기가 더 어렵다.

새로운 사람처럼 보여도 돌고 돌아보면 결국 다 연결돼 있어서 신선함이라는 게 사라진다.

그래서 누굴 만나도 ‘완전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 이미 절반은 알고 있는 퍼즐 맞추기 같은 느낌이 될 때가 많다.


현실적으로 국적의 범위를 넓혀야 할 나이가 왔다

솔직히 이제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나이기도 하다. 일본, 대만,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커뮤니티 사람들과 만나보는 것도 고려해야 하고, 현지 브라질 사람들과의 만남도 피할 수 없는 선택지로 다가오고 있다.

나이 들어갈수록 선택지는 줄고, 사람 보는 기준은 더 까다로워지고, 주변의 ‘소개팅 시장’은 점점 더 작아진다. 선택지가 좁아진다는 말이 그냥 말이 아니더라.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너무 고집을 부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한다.

막상 국적을 넓혀보면 새로운 문화와 관점이 보이는데, 이게 또 의외로 사람 만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서로 맞느냐지 출신국이 아니라는 걸, 이 나이가 되니까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한국 교민 연애? 나랑 7~10살 차이 나는 세대밖에 없다

더 웃긴 건, 한국 교민을 계속 기준으로 잡고 만나려 하면 이제는 거의 7살에서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어린 세대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비슷한 또래의 여성은 이미 다 결혼했거나, 해외로 갔거나, 아니면 소수의 예외만 존재한다.

그러니 ‘동세대 연애’를 꿈꾸는 건 사실상 거의 복권 맞는 수준이다.


게다가 세대 차이가 주는 피로감은 만나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대화의 결이 다르고, 추억 코드도 안 맞고,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달라서 사소한 주제로도 엇박자가 자주 난다.

이런 차이가 하루 이틀이면 귀엽지만, 길게 가면 결국 서로를 힘들게 만들더라.

좁은 교민 사회와 넓은 현지 사회를 대비한 일러스트

교민 1.7만~2.2만 명 시대… 통계로 보면 더 답이 안 보인다

지금 브라질 전체 한국 교민 수가 17,000~22,000명 사이인데, 이걸 조금만 현실적으로 쪼개보면 상황이 얼마나 말도 안 되게 좁아지는지 금방 답이 나온다.

절반이 남자


남은 절반 중 절반 이상이 이미 결혼


또한 이 안에는 어린아이 + 노인층 포함


남는 사람 수는 생각보다 충격적일 정도로 적음

이렇게 따지고 보면, 진짜 연애 상대가 될 수 있는 인구는 극단적으로 줄어들고, 그 안에서도 성격, 가치관, 생활 패턴 맞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러니까 이게 그냥 “사람이 적다” 수준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희귀하다” 수준이라는 말이다.


이쯤 되면 ‘연애 시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그냥 생존 게임에 가까운 느낌이 된다.

숫자로 보면 커 보이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허상이란 걸 깨닫는 순간 허무함이 몰려온다.

그래서 계산하면 할수록 현실이 더 빡세게 느껴지고, 내가 왜 이 상황에 놓였는지 자책 아닌 자책까지 따라온다.

그래서 가끔 이런 계산을 하고 나면 스스로도 웃음이 나올 정도다.


“아 ㅅㅂ 답이 안 보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 말밖에 안 나온다.


결론 — 그래도 인생은 결국 앞으로 간다

이런 현실적인 계산을 하고 나면 가끔은 진짜 허탈해진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나는 뭘 하고 있었던 거지?’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누가 옆에서 결혼한다고 하면 축하해주면서도 속 어딘가에서는 묘하게 텅 비는 느낌이 난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 한켠에서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동시에 올라온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원래 예측이 안 되고, 계획대로 오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답이 보이지 않아도, 결국은 또 내일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해서 내 삶의 가치까지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버텨온 시간들, 이곳에서 쌓아온 관계들, 살아오면서 배우고 겪은 것들은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자산이다.

나이가 들수록 ‘누구를 만나느냐’보다 ‘나는 어떤 삶을 만들고 있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목표에 목을 매기보다는, 내 삶 자체를 더 단단하게 쌓는 게 먼저라는 생각도 요즘 따라 자꾸 든다.

물론 가끔 마음이 허한 날엔, 나도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싶다. 하루가 힘들어도 같이 욕하고 웃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고, 좋은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사람이 있으면 좋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있다고 해서 조급해지진 않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충분히 버텨왔고, 앞으로도 버틸 수 있다는 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언젠간 어딘가에서 예상 못 한 타이밍으로 인연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혼자 사는 삶을 더 고급스럽게 다듬어 갈 수도 있는 거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고,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속도로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냥,


“답이 없어도 그냥 가본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가장 솔직한 결론이다.

아니 진짜 내 결론은

“아 몰라 그냥 혼자살어 뭐하려고 피곤하게 그러고 있냐“다

“브라질에서 35살, 결혼? 연애? 현실은 그냥 웃음만 나온다”에 대한 2개의 생각

  1. “아 ㅅㅂ 답이 안 보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빵터졌습니다 ! ㅋㅋㅋ

    응답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