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라는 숫자 앞에서
드디어 브라질썰에 포스팅 100개를 채웠다.
숫자로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여기까지 와보니 이 100이라는 숫자가 생각보다 묵직하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오래 붙잡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도 거창하지 않았다.
그냥 브라질에 산다는 걸 조금 설명해보고 싶었고, 잘 되면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보면 브라질은 늘 멀고 막연한 나라다.
여행 영상은 많지만, 실제로 살아보는 이야기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그냥 여기서 사는 얘기를 차곡차곡 적어두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애드센스라는 첫 번째 벽
글을 쓰기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애드센스라는 벽을 만났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들 겪는 과정이지만, 그땐 꽤 지쳤다.
글이 60개를 넘어갈 때까지 계속 승인 거절을 받았다. 메일에 적힌 말은 늘 비슷했다. 콘텐츠가 부족하다,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주지 못한다, 사이트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런데 뭐가 부족한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틀렸다고만 말해주는 시험 같았다. 그 시점에서의 목표는 돈이 아니었다. 승인만이라도 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승인이라는 게, 적어도 이 방향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라는 최소한의 확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차피 돈은 다른 일로 벌고 있었고, 블로그가 안 된다고 당장 생활이 무너지는 상황도 아니었다.
승인 이후에 남은 감정
그러다 결국 승인이 났다.
그 순간 엄청 기뻤을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하면 허탈함이 더 컸다. “그래서 이제 뭐가 달라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현실은 그대로였다. 글은 계속 써야 하고, 방문자는 많지 않고, 수익은 거의 없다. 애드센스 승인이라는 게 목표라기보다는 그냥 하나의 통과 지점에 불과했다는 걸 그때 느꼈다.
숫자로 마주한 현실 수익
사람 욕심은 참 끝이 없다.
지금 글이 100개다. 그런데 하루 수익은 0.02달러, 말 그대로 2센트다.
워드프레스 서버비는커녕 커피 한 모금 값도 안 된다. 숫자로 보면 그냥 웃음만 나온다. 이 정도면 블로그가 돈을 벌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블로그를 키우고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완전히 허무하지는 않다. 오히려 “아,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쓸데없는 기대는 사라졌다.
계속 쓰게 되는 이유
이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사실 이거였다.
“이걸 왜 계속 하고 있지?” 글 하나 쓰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짧아야 한 시간, 길면 반나절이 넘어간다.
그 시간 동안 수익은 거의 0이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없다. 어떤 글은 며칠씩 조회수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어떤 글은 검색에 한 번도 걸리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차라리 이 시간에 다른 걸 했으면 뭐라도 남지 않았을까 싶을 때도 많았다.
기록으로 남는 브라질 생활
그래도 손을 놓지는 못했다.
아마 이 블로그가 나한테는 돈보다 기록에 가까워서 그런 것 같다. 브라질에 산다는 건 막상 살다 보면 설명할 게 정말 많다.
치안, 물가, 사람들 성향, 일 처리 속도, 공공기관 시스템, 병원, 은행, 인터넷, 심지어 마트 계산대에서 줄 서는 방식까지.
이런 것들은 여행 영상이나 짧은 후기에서는 절대 전달이 안 된다. 직접 겪고, 데이고, 짜증 내고, 포기했다가 다시 적응하면서 몸에 남는 것들이다.
글로 옮긴다는 것의 어려움
문제는 이런 얘기들이 막상 글로 쓰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거다. 너무 사소해 보여서 빼자니 아쉽고, 너무 자세히 쓰자니 읽는 사람이 지칠 것 같고, 그렇다고 대충 쓰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 균형을 잡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아마 지금까지 쓴 100개 글 중 절반 이상은, 쓰고 나서 다시 고치고, 또 고치고, 결국 마음에 안 들어서 묻어둔 버전이 하나쯤 더 있을 거다.
관심이 적다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쓰다 보니 알게 된 것도 있다.
브라질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 자체가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것, 아니면 내 콘텐츠가 별로이거나, 혹은 둘 다일 수도 있다는 거다.
여행지로는 가끔 언급되지만, “살아보는 브라질”에는 아직 관심층이 거의 없다. 그래도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지금 와서 그걸 탓해봐야 달라질 건 없다.
목표를 바꾼 시점
그래서 목표를 조금 바꿨다.
지금은 그냥 브라질에 살고 있는 교민 한 명이, 여기서 겪는 현실과 생활 팁, 시행착오를 최대한 많이 남기는 게 목적이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딱 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블로그가 남긴 의외의 변화
이 블로그를 하면서 의외로 좋았던 점도 있다.
브라질에서의 생활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는 거다.
그냥 살 때는 짜증 나고 넘어갔던 일들도, ‘이걸 나중에 글로 쓰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다 보니 한 번 더 보게 된다.
왜 이런 구조인지,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한국이랑 뭐가 다른지 같은 걸 정리하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도움이 됐다.

당분간은 현실적인 기대
아마 당분간 이 블로그로 큰 돈을 벌 일은 없을 거다.
하루에 몇 달러, 몇십 달러가 들어오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글 수도 더 필요하고, 주제도 더 넓혀야 하고, 무엇보다 꾸준함이 필요하다.
이걸 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헛된 기대는 안 하게 됐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생각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브라질에 사는 동안 겪는 것들을 가능한 한 많이 남겨두자. 누군가는 이걸 보고 오해를 줄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 나만 이런 거 겪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수도 있다.
돈은 그다음 문제다. 오면 좋은 거고, 안 오면 그냥 기록이 남는 거다.
100개 이후를 향해서
100개는 끝이 아니다. 그냥 하나의 숫자다.
앞으로 200개가 될지, 300개가 될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까지 쓴 것들만큼은, 실제로 여기서 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이라는 점에서는 거짓이 없다.
그게 이 블로그의 유일한 장점이고, 지금도 계속 이어가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브라질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댓글이나 문의로 남겨주면, 아는 선에서는 성의 있게 답하겠다.
적어도 여기 적힌 이야기들은 전부, 실제로 여기서 살면서 겪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