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라질에서 젊은 애들 사이에서 은근히, 아니 사실상 대놓고 유행하는 술이 하나 있다.
클럽 안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클럽 가기 전, 혹은 그냥 길바닥에서 음악 틀어놓고 춤추면서 마시는 용도로 더 많이 보이는 그 술, 바로 XEQUE MATE다.
처음 보면 디자인도 애매하고 색도 썩 예쁘지 않아서 “이게 뭐야?” 싶지만, 밤 문화 조금만 겪어보면 왜 이게 퍼졌는지 바로 이해가 간다.
이름부터 브라질식 말장난이다
XEQUE MATE라는 이름부터가 브라질식 감성이 꽤 짙다. 체스에서 말하는 **체크메이트(Checkmate)**를 브라질 발음으로 읽은 게 바로 Xeque-Mate인데, 여기에 또 하나의 말장난이 숨어 있다.
이 술의 베이스가 되는 **마테차(Mate)**가 실제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름 자체가 체크메이트와 마테차를 동시에 의미하는 셈이다.
처음 들으면 그냥 멋 부린 이름 같지만, 알고 보면 브라질 애들 특유의 가볍고 직관적인 네이밍 센스가 그대로 묻어 있는 술이다.
Esquenta, 본게임 전에 이미 반은 노는 문화
브라질 애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Esquenta라는 게 있다. 직역하면 “데운다”는 뜻인데, 술 문화에서는 본게임 전에 미리 몸 풀기, 미리 취기 올리기 정도로 이해하면 딱 맞다.
집 앞, 길거리, 친구네 집, 클럽 입구 근처 어디든 상관없다. 음악 하나 틀어두고, 값싼 술 몇 개 돌리면서 분위기 올리는 그 시간 자체가 Esquenta다. XEQUE MATE는 딱 이 용도로 만들어진 술처럼 소비된다.
싸고, 들고 다니기 쉽고, 빨리 취하는데 너무 확 취하지는 않는 애매하면서도 정확한 포지션이다.
참고로 클럽 안에서도 판매중이긴하다. 모든 클럽이나 술집에 있는 것은 아니니 참고바람
가격과 도수, 맥주 대신 이걸 고르는 이유
가격은 보통 한 캔에 8헤알에서 12헤알 정도다. 맥주보다는 확실히 비싼 편이고, 브라질 기준으로 보면 절대 싼 술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들이 이걸 고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맥주보다 더 취하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 도수는 약 8도 정도인데, 숫자만 보면 와인보다도 낮아 보이지만 체감은 다르다.
마테차랑 과라나가 들어가 있어서, 술인데도 정신이 또렷하게 유지되는 묘한 상태가 된다. 확 취해서 흐트러지기보다는, 몸만 살짝 풀리고 텐션이 유지되는 쪽에 가깝다.

맛은 솔직히 기대하면 안 된다
맛을 솔직하게 말하면 훌륭하다고 하긴 어렵다. 마테차, 과라나, 라임, 럼이 섞여 있다는데, 이론상으로 보면 상큼하고 각성될 것 같지만 실제로 마셔보면 느낌은 좀 다르다.
차갑게 마시면 그나마 괜찮다. 얼음 잔에 따라 마시거나, 캔 자체를 차갑게 해서 마시면 한 2~3캔까지는 “아 그냥 무난하네” 정도로 넘어간다.
근데 미지근하게 마시면 진짜 정체를 알 수 없는 맛이 된다.
색도 구리고, 향도 애매하고, 약 먹는 느낌이 확 올라온다. 맛있어서 마신다기보다는 “이게 지금 상황에 맞다”는 이유로 마시는 술이다.
은은하게 취하는 방식, 그래서 어린 애들이 좋아한다
취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확 올라오는 타입은 아니다. 마시면서도 “어? 아직 멀쩡한데?” 싶은데, 정신은 또 은근히 또렷하다.
마테랑 과라나 때문인지 각성은 유지되는데, 몸은 살짝 풀리는 느낌이다. 이게 딱 어린 애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다.
취해서 흐트러지기보다는, 춤추고 떠들고 사진 찍고 돌아다니기 좋은 상태가 유지된다.
그래서 클럽 안에서도, 클럽 가는 길에서도, 심지어 그냥 길바닥에서도 이걸 들고 노는 애들이 많다.
맛이 아니라 타이밍으로 살아남은 술
결국 XEQUE MATE는 맛으로 승부하는 술이 아니다. 분위기, 가격, 취기, 타이밍 이 네 가지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술이다.
브라질 밤 문화 특유의 “본게임 전에 이미 반은 놀아버리는 구조” 안에서, 가장 실용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고 보면 된다.
왜 요즘 브라질 젊은 애들이 이걸 들고 다니는지, 몇 번만 직접 보면 바로 이해된다. 맛이 어쩌고를 따질 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쓸모 있는 술이라서 살아남은 케이스다.
브라질에 왔다면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하다
브라질에 왔다면 이런 현지 유행을 한 번쯤은 그냥 따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XEQUE MATE는 분명 맛으로 승부하는 술은 아니고, 오묘한 맛 때문에 호불호도 꽤 갈린다.
누군가는 약 먹는 것 같다고 하고, 누군가는 이게 왜 유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브라질 젊은 애들이 왜 이걸 들고 다니는지, 왜 Esquenta 시간에 이 술을 고르는지 알고 싶다면 한 캔쯤은 직접 사서 마셔보는 걸 추천한다.
딱 “아, 그래서 이거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여기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술이고, 여기서만 어울리는 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