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30개국을 돌며 마셔본 끝에 남은 결론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다.
짧게 스쳐 간 나라들까지 합치면 30개국이 훌쩍 넘고, 그 과정에서 이상하게도 나라가 바뀔 때마다 거의 습관처럼 코카콜라를 한 번씩 마셔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갈증 때문이었고, 어떤 나라에서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어서였고, 또 어떤 곳에서는 로컬 음식이 너무 낯설어서 안전한 선택으로 콜라를 집어 들었다.
그렇게 무심코 반복되던 행동이 어느 순간부터 비교가 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결론으로 모였다. 브라질 코카콜라는 유독 맛있다.
이건 여행 기분이 좋아서 생긴 착각이라고 넘기기엔 너무 일관된 체감이었다.
동남아에서 마신 콜라는 지나치게 달고 무거웠고, 유럽에서는 전체적으로 밸런스는 괜찮지만 뭔가 심심하다는 느낌이 강했고, 미국에서는 단맛은 강한데 탄산이 묘하게 답답했다.
한국과 일본은 깔끔하긴 한데, 브라질에서 느꼈던 그 시원하게 ‘찌르는 느낌’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비교가 쌓이다 보니 오히려 브라질에서 마신 코카콜라의 맛이 하나의 기준점처럼 머리에 박히기 시작했다.
“아, 이게 진짜 코카콜라구나.” 이런 감각이 남는 나라가 브라질이었다.
2. 브라질 코카콜라가 유독 다르게 느껴지는 핵심 이유
브라질에서 마시는 코카콜라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이 깔끔하고, 탄산이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하다는 점이다.
첫 모금을 마실 때 입천장을 톡 치고 내려가는 탄산의 감각, 단맛이 확 올라왔다가 질질 끌지 않고 빠르게 정리되는 느낌이 유독 선명하다.
이 차이의 중심에는 아주 단순한 사실 하나가 있다. 브라질 코카콜라의 감미료는 ‘설탕(Açúcar)’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은 HFCS(액상과당), 한국·유럽은 설탕과 과당의 혼합 형태가 기본이다.
설탕 기반 단맛은 짧고 깔끔하게 떨어지고, HFCS 기반 단맛은 오래 남고 약간 묵직하게 잔향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미국 코카콜라는 끝에 단맛이 남고, 브라질 코카콜라는 단맛이 깨끗하게 정리되면서 탄산의 시원함만 남는다. 이건 기분 타는 영역이 아니라 감미료 구조가 만드는 명확한 체감 차이다.
결국 브라질 코카콜라가 “덜 물리고 더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건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다.
3. 브라질의 설탕 기반 식품 구조가 만든 ‘기본값부터 맛있는 콜라’
브라질은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이다. 이 나라의 음료 시장은 자연스럽게 설탕 기반 구조로 굳어져 있고, HFCS를 쓸 이유도, 쓸 환경도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코카콜라도 설탕 기반으로 생산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흐름이 된다. 여기에 더운 기후, 음료 소비량이 많은 생활 환경, 회전율이 빠른 유통 구조까지 더해지면 항상 비교적 신선한 상태의 콜라를 마시게 되는 확률도 높아진다.
같은 코카콜라라도 오래 진열된 제품과 갓 들어온 제품은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브라질에서는 이런 차이를 일상적으로 덜 느끼게 된다.
그래서 처음 마시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여기 콜라는 왜 이렇게 생생하지?”라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고, 오래 살다 보면 그게 그냥 기본값처럼 느껴진다.
4. 브라질 음식문화가 코카콜라 맛을 완성시킨다
브라질의 음식은 전반적으로 기름지고 짭짤하다. pastel, coxinha, feijoada, churrasco 같은 음식들은 한입 한입이 묵직하다.
이런 음식들 사이에서 브라질 코카콜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기름기와 짠맛을 정리해주는 ‘정리 버튼’ 같은 역할을 한다.
설탕 기반의 깔끔한 단맛과 강한 탄산이 만나면서, 한 모금만으로 입안이 리셋되는 감각이 만들어진다.
이 조합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브라질에서 고기를 먹다가 콜라를 마시면 이상할 정도로 밸런스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건 단순히 콜라가 맛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이 나라의 음식 구조까지 포함해서 완성된 체감이다.

5. 한국에서 느껴졌던 의외의 ‘밍밍함’
이 차이가 더 선명해진 순간은 한국에 갔을 때였다. 편의점에서 아무 생각 없이 코카콜라를 하나 사 마셨는데, 첫 모금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어? 왜 이렇게 탄산이 약하지?”
그리고 바로 이어진 생각은,
“달긴 단데… 뭔가 깔끔하게 떨어지지가 않는다.”
단맛은 입안에 오래 남고, 탄산은 브라질에서 마시던 것처럼 확 치고 올라오지 않았다. 그 순간 확실하게 느꼈다. 브라질에서 마시던 콜라 기준으로 보면, 한국 콜라는 분명히 다른 맛이었다.
이건 한국 콜라가 맛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브라질 코카콜라의 기준점이 이미 너무 올라가 있었다는 뜻에 가깝다.
6. 미국 본토, 그것도 코카콜라 본사에서도 느껴진 싱거움
더 결정적인 체감은 미국 애틀랜타, 코카콜라 본사가 있는 그 지역에서였다.
괜히 한 번쯤 더 기대하게 되는 장소였지만, 막상 마셔본 코카콜라는 예상보다 훨씬 싱거웠다.
“어? 이거 왜 이렇게 밍밍하지?”
단맛은 있는데 밀도가 낮고, 탄산이 브라질만큼 강하게 받쳐주지 못했다.
오히려 묘하게 물 탄 느낌처럼 퍼졌다. 코카콜라의 본거지라고 해서 가장 완성형의 맛이 나올 거라는 기대가 깨지는 순간이었고, 그때 오히려 브라질 코카콜라의 밀도감이 얼마나 높은지 더 선명하게 비교되었다.
7. 그래서 결론은 더 단순해진다 — 브라질이 원탑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3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마셔본 코카콜라가, 역설적으로 브라질의 우위를 증명해줬다. 한국에서도, 미국 본토에서도, 심지어 코카콜라 본사가 있는 애틀랜타에서도 브라질만큼 단맛과 탄산의 밸런스가 정확하게 맞는 콜라는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 콜라는 단맛이 깔끔하고 탄산이 강하며, 뒷맛이 남지 않는다. 이건 누군가 억지로 만들어낸 분석이 아니라, 정말 여러 나라를 돌아본 사람이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되는 체감의 결론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돌아보며 깨달은 사실: 코카콜라는 브라질이 진짜 원탑이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이 결론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이다. 브라질에 오래 사는 한국 교민들끼리도 술자리에서 은근히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콜라랑 담배는 브라질이 진짜 맛있다니까 ㅋㅋㅋ”
누가 먼저 꺼낸 것도 아닌데, 다들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서로 다른 직업,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할 정도면, 이건 거의 체감 통계에 가까운 공감대다. 결국 브라질 코카콜라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개인의 착각이 아니라, 이 나라에 오래 머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하나의 현실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