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쇼핑, 이지에노폴리스로 가면 됩니다

상파울루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동네가 어디냐고 하면 단연 봉헤찌로(Bom Retiro) 다. 한인타운이 있고,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어느 정도 익숙한 얼굴들도 보이는 동네.

그런데 봉헤찌로에 며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쇼핑은 어디서 하지?

봉헤찌로 자체는 의류 도매 상권이라 일반 관광객이 들어가서 쇼핑할 만한 쇼핑몰 같은 곳이 없다. 도매 시장 특성상 소매 손님을 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제대로 된 쇼핑몰을 찾는다면, 봉헤찌로에서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쇼핑몰이 바로 파치우 이지에노폴리스(Shopping Pátio Higienópolis) 다.

우버로 15~20분이면 닿는 거리고, 상파울루 시내 중심부에 있어서 다른 관광지와 묶어서 돌아보기에도 동선이 나쁘지 않다.

필자가 이 쇼핑몰을 유독 자주 갔던 이유는 단순하다. 살던 집이 여기서 약 6블록 거리였다. 특별한 목적 없이도 에어컨 바람 쐬러, 뭔가 먹으러, 시간 보내러 걸어서 드나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 쇼핑몰에 대해 꽤 잘 알게 됐다.


어떤 쇼핑몰이에요?

한 마디로 정리하면, 상파울루 상류층 주거지역에 자리한 고급 백화점형 쇼핑몰이다.

이지에노폴리스(Higienópolis) 자체가 상파울루에서 손꼽히는 부유층 주거 지역이다. 넓은 가로수 길, 잘 관리된 건물들, 조용한 분위기가 상파울루 다른 동네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 동네 한복판에 1999년에 문을 연 쇼핑몰이 바로 이곳으로, 현재는 브라질 프리미엄 쇼핑몰 운영사인 이과테미(Iguatemi) 가 운영하고 있다. 이과테미는 브라질에서 고급 쇼핑몰 하면 나오는 브랜드라고 이해하면 된다.

규모는 240개 이상의 매장이 여러 층에 걸쳐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반나절 여유 있게 돌아보기에 딱 적당한 사이즈다.

다른 상파울루 쇼핑몰과 비교했을 때 “덜 복잡하다”, “여유롭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 이유가 있다. 동네 특성상 유동 인구 자체가 많지 않아서, 피크 타임에도 사람이 넘쳐나는 느낌이 없다.

쇼핑몰에서 치이는 게 싫은 사람이라면 더욱 맞는 곳이다.

천장 인테리어가 특히 눈에 띈다. 꼭대기 층 식당가 위로 지름 21미터짜리 대형 유리 돔이 설치되어 있어서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온다. 실내인데도 답답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Shopping Pátio Higienópolis 중간일러스트

어떤 브랜드들이 있어요?

패션 쪽으로는 Zara 가 플래그십 매장으로 입점해 있다. 2,000㎡가 넘는 규모로, 여성·남성·아동 라인을 모두 갖추고 있고 브라질 단독 상품도 있다. 한국에서 보던 자라와는 또 다른 구성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 외에 명품 브랜드도 들어와 있고, 브라질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인 Animale, Água de Coco, Alcaçuz, Aramis 등도 입점해 있다.

브라질에서만 볼 수 있는 로컬 브랜드들을 한자리에서 구경하기 좋다는 것도 이 쇼핑몰의 장점 중 하나다.

특히 브라질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로컬 브랜드 매장들만 둘러봐도 시간이 금방 간다.

패션 외에도 Tok&Stok(인테리어/가구), Fast Shop(전자제품), Livraria da Vila(서점) 같은 대형 앵커 매장이 있어서 구색이 꽤 갖춰져 있다.

슈퍼마켓은 St. Marche 가 입점해 있어서 수입 식품이나 와인, 간식 등을 사기에도 좋다.

쇼핑 목적이 딱히 없어도 St. Marche만 들러도 시간이 꽤 간다.


먹을 곳은요?

최상층에 식당가가 있다. 대부분 체인 레스토랑 위주로,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기에 무난한 구성이다. McDonald’s, Burger King, Outback Steakhouse, Spoleto, Bullguer, Ofner 등이 들어와 있다.

특별한 미식 경험을 기대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쇼핑 중간에 편하게 쉬어가는 공간에 가깝다.

테라쏘 층은 야외 공간도 있어서 날씨 좋은 날에는 밖에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관, 공연장도 있어요

Cinemark 12개 스크린이 입점해 있다. 포르투갈어 더빙이 기본이지만 영어 원어 자막 상영(Legendado)도 있으니 타이밍이 맞으면 괜찮다. 쇼핑하다 지쳤을 때 영화 한 편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쇼핑몰 안에 UOL 극장(Teatro UOL) 도 있다. 브라질 연극이나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상파울루 공연 문화를 살짝 엿보고 싶다면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봐도 좋다.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 주소: Av. Higienópolis, 618
  • 영업시간: 매장 월~토 10:00–22:00 / 일요일·공휴일 14:00–20:00 / 식당가는 매일 11:00–23:00
  • 이동: 봉헤찌로에서 우버로 10~15분. 대중교통보다 우버가 현실적으로 편하다
  • 주차: 대형 주차장 완비. 차 렌트해서 다닌다면 걱정 없다
  • 반려동물: 펫프렌들리 정책이 있어서 강아지 동반 손님이 종종 있다
  • 연말 시즌: 이 쇼핑몰은 크리스마스 시즌 장식으로 상파울루에서도 꽤 유명하다. 12월이 되면 쇼핑몰 전체에 정성 들인 장식이 들어차는데, 단순히 트리 하나 세워두는 수준이 아니라 쇼핑몰 곳곳을 테마에 맞게 꾸며놓는다. 조명도 화려하고 포토존도 따로 마련될 정도라, 쇼핑할 생각이 없어도 사진 찍으러 한 번 들르기에 충분하다. 상파울루에서 연말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꼭 챙겨볼 것.

봉헤찌로에 머물면서 제대로 된 쇼핑몰 한 곳을 골라야 한다면, 이지에노폴리스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가깝고, 쾌적하고, 브랜드 구성도 탄탄하다. 피로도 없이 반나절을 알차게 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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