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핫소스 멘데스(Mendez)

브라질에서 좀 살다 보면 마트 소스 코너에서 유난히 자주 마주치는 브랜드가 하나 생기는데, 나한테는 그게 멘데스(Mendez)였다.

크림색 걸쭉한 소스가 통에 꽉 차 있고 뚜껑만 새빨간, 딱 봐도 매울 것 같이 생긴 그 병 말이다.

처음엔 그냥 흔한 브라질 핫소스겠거니 하고 지나쳤는데, 어느 슈하스카리아에서 고기 위에 이걸 쓱 뿌려 먹어보고 나서부터는 집 냉장고에서 떨어질 일이 없어졌다.

오늘은 브라질 살면서 알게 된 이 멘데스 크레모주(크리미) 핫소스를 제대로 소개해보려고 한다.

멘데스(Mendez)가 뭐 하는 브랜드냐면

멘데스는 2005년에 브라질 중부 고이아스 쪽, 세하 다 메사(Serra da Mesa) 호수 근처에서 가족 사업으로 시작한 고추 소스 전문 브랜드다.

대기업이 대충 찍어내는 소스가 아니라, 가족 단위 농가에서 직접 고추를 재배하고 그 고추 맛을 균일하게 뽑아내는 데 진심인 회사더라.

그래서인지 브라질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짜 고추 맛 나는 소스” 하면 멘데스를 꽤 알아준다.

라인업도 은근 다양하다. 내가 산 건 제일 기본인 크레모주 트라디시오날(Cremoso Tradicional)이고, 그 외에 덜 매운 슈아비(Suave), 훈제 향이 들어간 치포틀레(Chipotle Defumado), 매운맛 센 하바네로(Habanero)까지 있다. 특히 이 치포틀레 훈제 버전은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 핫소스 대회(World Hot Sauce Awards)에서 수상까지 했다니까, 브라질 로컬 소스치고 이력이 꽤 화려하다.

기본 크레모주도 고추 함량이 최대 70%에 달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그 말이 뻥이 아니라는 게 바로 느껴진다.

맛이랑 매운 정도는 어떤데

이름부터 보자. 몰류 지 피멘타 크레모주(Molho de Pimenta Cremoso), 그대로 직역하면 “크리미한 고추 소스”다. 여기서 포인트가 크레모주(cremoso), 즉 크리미하다는 거다.

우리가 흔히 아는 타바스코처럼 물 흐르듯 찰랑찰랑한 핫소스가 아니라, 마요네즈나 머스터드처럼 걸쭉하고 부드러운 질감이다.

색도 새빨간 게 아니라 오렌지빛 도는 크림색이라 처음 보면 좀 순해 보이는데, 막상 먹으면 얘가 은근히 매콤하다.

맛의 구성은 고추의 칼칼함에 식초의 산미, 그리고 마늘이랑 양파 향이 딱 밸런스 좋게 깔린 느낌이다. 한국 사람 기준으로 매운 정도를 매기면 딱 중간쯤이라, 신라면 매운맛에 단련된 우리한테는 “어우 매워” 소리 나올 정도는 아니고 “오 이거 계속 손이 가네” 하는 수준이다.

그 크리미한 질감 덕분에 매운맛이 확 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입안에 부드럽게 감기는데, 이게 기름진 음식이랑 붙었을 때 진짜 빛을 발한다.

매운 거 정 자신 없으면 순한맛인 수아비 (Suave) 버전으로 시작해도 되고.

이렇게 먹으면 진짜 맛있다

내가 이 소스를 냉장고에서 안 떨어뜨리는 이유가 활용도 때문이다. 브라질 음식 몇 개랑 궁합이 미쳤는데, 하나씩 풀어보면 이렇다.

첫 번째는 역시 슈하스코(churrasco)다. 브라질 숯불 바비큐 말이다. 피카냐 같은 기름 좔좔 흐르는 소고기 구워서 이 크레모주 소스를 쓱 뿌려 먹으면, 매콤함이 고기 기름기를 딱 잡아주면서 느끼함을 싹 씻어준다.

소금만 쳐서 구운 브라질 고기가 조금 심심하다 싶을 때 이거 하나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

두 번째는 브라질 국민 간식 코시냐(coxinha)다. 닭고기 넣고 튀긴 그 물방울 모양 간식 알지. 여기에 멘데스 크레모주 찍어 먹으면 튀김의 고소함이랑 소스의 매콤 크리미함이 만나서, 솔직히 한번 이렇게 먹어보면 그냥 코시냐만 먹기 좀 아쉬워진다.

코시냐뿐 아니라 파스텔 (Pastel), 킵비 같은 튀김 살가두(salgado) 종류에는 다 잘 어울린다. 브라질 사람들이 간식 튀김에 소스 찍어 먹는 문화가 있는데, 딱 그 자리에 들어가는 소스라고 보면 된다.

이 두 개가 대표적이고, 그 외에도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에 케첩 대신 뿌려도 좋고, 감자튀김 디핑 소스로도 훌륭하다. 나는 가끔 밥이랑 계란프라이에 살짝 올려 먹기도 하는데 은근 밥도둑이다.

걸쭉해서 소스가 흘러내리지 않고 음식에 착 붙어 있는 것도 실사용에서 장점이더라.

어디서 사냐, 가격은 얼마냐

브라질 현지, 특히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찌로(Bom Retiro)에서는 시온식품 가면 판다. 한국 식료품 사러 들르는 김에 같이 집어오기 딱 좋다.

물론 봉헤찌로 아니어도 웬만한 브라질 대형 마트 소스 코너에 거의 다 있으니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가격은 내가 산 520g/490ml 대용량 기준으로 대략 30~40헤알 선이다. 한국 돈으로 치면 12,000원 정도.

용량이 꽤 크니까 이 정도면 가성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한 통 사두면 웬만한 집에서는 한참 쓴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 하나. 요즘은 한국 쿠팡에서도 멘데스 소스를 팔더라.

브라질에서 이 맛에 물들었다가 한국 들어가면 은근 이게 생각나는데, 이제 쿠팡에서 시켜 먹을 수 있으니 브라질 음식 그리운 사람들한테는 나름 희소식이다. 다만 현지 가격보단 좀 붙을 테니 그건 감안하고.

하나만 참고하자 – 나트륨

라벨을 보면 왼쪽 위에 검은 돋보기 모양으로 ALTO EM SÓDIO(나트륨 높음)라고 딱 박혀 있다. 이건 브라질에서 최근에 도입한 식품 경고 라벨인데, 나트륨·당·포화지방이 기준치보다 높으면 앞면에 표시하게 돼 있다.

즉 이 소스가 짜고 자극적인 편이라는 뜻이다. 맛있다고 막 들이붓기보다는 딱 풍미 살릴 만큼만 쓰는 게 좋다.

어차피 매콤 짭짤한 게 매력인 소스라 조금만 뿌려도 존재감이 확실하니까 걱정할 정돈 아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멘데스 크레모주는 브라질 살면서 딱 하나 사둘 로컬 핫소스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걸 꼽는다.

크리미한 질감에 적당한 매운맛, 슈하스코부터 코시냐까지 안 어울리는 데가 없는 활용도, 그리고 부담 없는 가격까지 삼박자가 다 맞는다.

브라질 마트에서 빨간 뚜껑에 크림색 소스 병 보이면 한번 속는 셈 치고 집어와 보길. 아마 냉장고 단골 될 거다.

봉헤찌로 시온식품이나 근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쿠팡으로 맛볼 수 있으니 브라질 맛 궁금한 사람은 참고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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