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병원비가 무료? 공공의료 SUS 완전정리

브라질에 대해 알아보다 보면 놀라는 사실 하나가 있다. 이 나라는 병원비가 무료라는 것.

국적을 불문하고, 심지어 여행 온 외국인까지도 응급 상황이면 공짜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SUS(수스)다. 오늘은 브라질에 살면서 직접 보고 겪은 걸 바탕으로, 이 공공의료 SUS의 겉모습과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SUS가 뭔가

SUS는 포르투갈어 ‘Sistema Único de Saúde’의 약자로, 우리말로 옮기면 ‘통합 보건의료 체계’쯤 된다.

1988년 브라질 헌법에 명시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제도로, 국민 통합과 평등을 기본 이념으로 삼아 이용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 세워졌다.

쉽게 말해 브라질 땅을 밟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거다.

1988년 헌법에 따라 브라질에서 보건의료는 국적이나 지불 능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자 국가의 의무로 규정되었다.

그래서 브라질 영토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방 접종부터 복잡한 수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영국이나 캐나다의 무상의료와 비슷한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규모는 세계 최대급

SUS는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공 의료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전 국민 수에 가까운 약 1억 9천만 명이 SUS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80%는 민간 의료보험 없이 오직 SUS 하나에만 의존해 살아간다.

브라질 인구 대부분의 건강을 이 시스템 하나가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도 정말 공짜일까

한국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적으로는 그렇다.

브라질에 사는 국민은 물론이고,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외국인도 SUS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제도의 특징이다.

응급실에 실려 가면 여권만 있어도, 심지어 신분증이 없어도 일단 치료부터 해준다.

여행 중 사고를 당하거나 갑자기 아플 때 최소한의 안전망은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렇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다. 무상의료라는 말만 들으면 천국 같지만, 현실에서 겪어보면 절대 낭만적이지 않다.

일단 SUS는 이름 그대로 ‘돈 없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에 가깝다.

여기 살면서 보면,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SUS를 잘 안 간다. 왜냐하면 시설도, 지원도, 인력도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재정난 탓에 의료의 질 자체가 떨어지고, 환자 대기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공공병원은 시설과 장비가 열악한 곳이 많고, 의약품이나 의료 물자가 부족하거나 인력 파업으로 병원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상황도 벌어진다.

솔직히 말하면, SUS에 가서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되는 경우보다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간단한 검사 하나 받는 데 몇 달을 기다리고, 어렵게 병원에 가도 “지금은 안 된다”, “다음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돌아 나오기 일쑤다.

정말 급한 응급 상황에서 목숨을 살리는 최소한의 역할은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무료라는 건 어디까지나 ‘무료인 만큼의 서비스’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유 있는 사람은 민간으로

이런 이유로 브라질 의료는 사실상 두 개로 쪼개져 있다. 공공 시스템의 재정난과 인력 부족, 지역 간 불균형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약 25%의 인구는 더 빠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 민간 의료를 함께 이용하는 이중 구조가 자리 잡았다.

돈이 있으면 민간 보험을 들고 깨끗한 사립병원에 가고, 그렇지 못하면 SUS에서 긴 줄을 서는 것이다.

브라질의 빈부격차가 의료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여기 사는 한국 교민이나 주재원들도 대부분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해서 사립병원을 이용한다.

여행자라면 여행자보험은 필수

그래서 브라질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SUS가 있으니 아파도 공짜겠지, 하고 안심하면 안 된다.

앞서 말했듯 SUS는 응급 상황의 최소한만 커버할 뿐이고, 그마저도 대기와 열악한 환경을 각오해야 한다. 여행 중에 병원 신세를 질 일이 생기면 SUS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러니 브라질에 온다면 출국 전에 간단한 여행자보험이라도 하나 들어두는 걸 강력히 추천한다. 요즘은 며칠짜리 단기 여행자보험도 몇만 원이면 가입되고, 이거 하나면 사립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낯선 나라에서 아플 때 “돈 걱정 없이 좋은 병원에 갈 수 있다”는 안심은 그 몇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브라질처럼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격차가 큰 나라일수록 더욱 그렇다.

정리하면

SUS는 국적도 재산도 따지지 않고 모두에게 의료를 보장한다는, 이념만 놓고 보면 훌륭한 제도다. 실제로 수많은 브라질 서민의 생명을 지탱하는 최후의 안전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분명하다. 무료라는 말 뒤에는 긴 대기와 열악한 환경, 그리고 ‘가도 해결이 안 되는’ 답답함이 있다.

브라질을 여행한다면 SUS라는 안전망의 존재는 알아두되, 여행자보험은 꼭 챙기고, 장기 체류라면 민간 의료보험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다.

저번에 직원이 일하다가 손가락이 좀 심하게 다친적이 있는데 SUS 병원 Santa Casa를 갔는데 진짜 8시간 기다려서 진료받았는데 뭔가 해주는게 아니라 바르는 약 하나 처방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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